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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조선후기 왜관과 조일관계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761


머리말


조선 후기 한일관계의 현장을 규정하는 핵심 공간을 든다면 단연 왜관이 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왜관은 통신사와 함께 조선 후기 한일관계의 실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주목해야할 주제이다. 

왜관은 일본인이 조선에 들어와 일정한 구역에 거주하며 교역과 외교 업 무를 수행하도록 조선 정부가 허용한 공간이었다. 그런 점에서 왜관은 일본 인들이 조선에 들어와 머물며 외교 무역을 수행했던 거주지이자 교섭의 장 이었으며, 동시에 조선 정부 입장에서는 일본인을 통제하기 위한 장치이기 도 하였다. 그러나 실제의 왜관은 조선과 일본 양국인의 이해관계가 맞부딪 히고, 때로는 교류하며, 때로는 충돌하기도 하는 다층적인 공간이었다.

본 책 조선 후기 왜관과 조일관계: 교류, 갈등, 교섭의 역사는 필자가 박사학위논문 주제를 왜관으로 삼은 이래, 발표해 온 논문 가운데 일부를 선별하여 엮은 것이다. 각 장의 원논문 출처는 다음과 같다. 


제1부 왜관의 성립과 전개 과정

제1장 조선 전기 조일 외교와 왜관의 성립( 朝鮮前期 倭館의 成立과 조일 외교의 특질 , <한일관계사연구> 15,        2001)

제2장 조선 후기 왜관의 성립과 왜관 정책의 변화( 조선 후기 倭館의 성립과 倭館政策 , <일문과학연구> 31, 2011)

제3장 조선 후기 왜관 이전 교섭과 조일관계의 변화( 朝鮮後期 倭館의 設置와 移館交涉 , <한일관계사연구> 5, 1996)

제4장 초량왜관의 폐쇄와 일본 전관거류지화 과정( 草梁倭館의 폐쇄와 

일본 租界化 과정 , <일본사상> 7, 2004)


제2부 왜관, 교류와 갈등의 공간

제1장 조선 후기 왜관을 통한 일본산 담배 담뱃대의 유입과 문화적 수용 ( 朝日 문화교류의 측면에서 본 조선 후기 倭館 –일본산 담배 및 담뱃대를 중심으로), <항도부산> 39, 2020)

제2장 조선 후기 조일 역관의 기록과 왜관( 조선 후기 한일 양국의 譯官 記錄과 倭館 , <한일관계사연구> 59, 2018)

제3장 조선 후기 왜관에서의 충돌과 조일 교섭의 양상( 조선 후기 倭館 에서 발생한 朝日 양국인의 물리적 마찰 실태와 처리 , <한국민족 문화> 31, 2008)

제4장 조선 후기 왜관 통제와 교간 사건의 처리( 조선 후기 倭館 통제와 交奸事件의 처리 - 1859년 교간사건을 중심으로 , <한일관계사연구> 54, 2016)

기존 개별 논문에서는 특정 사건이나 한정된 시기를 중심으로 분석했지 만, 이번 책에서는  ‘교류–갈등–교섭’이라는 큰 틀로 각 논문을 재구성하 여 조선 후기 왜관과 조일관계의 실상을 입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제1부 ‘왜관의 성립과 전개 과정’에서는 조선 전기에서 후기에 이르기까 지 왜관의 성립과 변천을 다루었다. 먼저, 조선 전기 대일외교의 연속선상 에서 왜관이 어떻게 태동했는지를 살펴보았다. 조선은 건국 초기 명과의 사 대관계를 확립하는 한편, 일본과는 교린관계를 유지하면서 왜구의 침입을 방지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제포 부산포 염포 등의 포소왜관은 단 순한 무역 거점이 아니라 왜인, 즉 조선에 건너온 일본인의 통제와 회유의 성격을 동시에 지녔다. 고려 말 김해왜관과 연결되는 이러한 전기적 경험은 조선 후기 왜관의 기원이 되었다.

임진왜란 이후에는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국교 단절과 전란을 겪은 뒤 조선은 일본과의 국교를 재개하면서 절영도–두모포–초량으로 이어지는 부산 단일왜관체제를 구축하였다. 이때의 부산왜관은 단순한 무역 공간을 넘어 외교 의례, 접대, 군사적 고려까지 아우르는 복합적 성격을 띠게 되었 다. 특히 초량왜관은 당시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외국인 거주지였으며, 조 선의 대일외교와 무역이 집중된 유일한 창구였다. 17세기 후반부터 19세기 후반까지 200여 년간 존속하며 조일관계의 핵심 무대가 되었다.

왜관의 위치를 둘러싼 조일 교섭은 조선 후기 조일관계의 긴장을 보여준 다. 쓰시마는 두모포왜관의 입지가 불편하다며 이전을 지속적으로 요구했 고, 조선은 이를 거절하다가 1673년(현종 14)에 이르러 초량으로의 이전을 허락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은 왜관을 단순히 일본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 아니라, 통제력 강화와 정책 재정비의 계기로 삼고자 하였다. 초량왜관의 이전은 조일관계가 단순히 무역 차원을 넘어, 외교와 국내 정치, 국제 정세 와 얽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은 초량왜관을 일방적으로 일본공관으로 ‘접수’하면서 전통적 교린체제를 붕괴시켰다. 이어 1876년 조 일수호조규와 1877년 부산구조계조약을 통해 일본 전관거류지로 전환시켰 다. 이는 조선 후기 조일관계에 있어 전통적 교린체제가 붕괴하고 근대적 불평등 조약 체제로 넘어가는 분수령이었다. 이상과 같이 제1부는 왜관의 성립과 변천을 통해 조선 후기 조선 후기 왜관이 교린체제 속에서 어떻게 변화했고, 근대 불평등 체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를 밝혔다. 


제2부 ‘왜관, 교류와 갈등의 공간’에서는 왜관이 단순한 제도적 틀을 넘 어 구체적인 삶과 사건이 교차한 현장이었음을 조명하였다.

첫째, 교류의 차원에서는 일본산 담배와 담뱃대가 왜관을 통해 조선에 유입된 과정을 다룬다. 일본산 담배와 담뱃대는 왜관을 통해 조선에 전해졌vii

고, 조선 사회의 생활문화 속에서 깊숙이 자리잡았다. 일본산 담배 지사미 는 최상품으로 여겨져 조선 사회 전반에 퍼졌고, 민요와 생활 문화 속에도 반영되었다. 조선시대 동래 부산 연죽이 명품으로 자리 잡은 배경에도 일 본산 담배와 담뱃대의 유입이 있었다. 이는 단순한 상품 교역을 넘어 조일 간의 문화적 수용과 변용의 사례였다.

둘째, 조선 후기 양국의 역관 기록은 왜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조선의 왜학역관과 일본의 조선어 통사들은 외교와 무역 현장에서 각기 활 동하며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조선의 왜학역관은 일본어 학습서와 외교문 서를 남겼고, 일본의 조선어 통사는 왜관과 관련된 실무 기록을 집대성하였 다. 이들의 기록은 단순한 개인의 기록이 아니라 후배 역관의 지침서로 활 용되었고, 조선 조정과 쓰시마번정에 제출되었다. 조선의 역관 기록은 대일 외교 전반을 포괄하는 체계적 자료집의 성격이 강했으며, 일본 조선어통사 의 기록은 왜관 실무 중심으로 구체적이었다. 이 차이는 양국이 왜관을 인 식하는 방식의 차이를 보여준다. 또한 이 기록들은 왜관을 단순한 무역소가 아니라 외교와 정보교환의 전초기지임을 드러내며, 당시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사를 생생히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셋째, 갈등의 차원에서는 왜관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 사건들을 다루었 다. 왜관에서는 양국인 간의 물리적 충돌이 빈번하였다. 일본인의 불법 난 출, 조선인의 무단 난입, 밀무역과 같은 일탈은 잦은 다툼을 낳았다. 때로는 폭행 사건이 발생하였고, 종종 큰 사건으로 비화되어 외교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각 사건의 처리 방식은 일정한 규범 속에서 이루어졌지만, 동시에 외교적 협상 카드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또한 이러한 문제를 조선과 일본이 어떻게 처리했는가는 양국의 외교 전략과 위신 의식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였다. 

넷째, 1859년(철종 10) 초량왜관에서 발생한 교간 사건은 왜관의 통제와 교간에 대한 양국의 인식 차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먼저, 왜관에서 발생한 양국인 간의 교간에 대해 조선은 중대 범죄로 다루어 엄벌했지만, 일본 은 비교적 온건하게 대응했다는 기존의 연구에 대해 실제로는 범죄 일본인 도 쓰시마로 송환되어 쓰시마 번 내에서 일본인 범죄자도 일정한 처벌을 받았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하여 조선의 왜관 통제정책이 기본적으 로는 후기까지 일관되게 유지되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교간 사건에 대 한 양국의 인식 차이는 여전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선은 교간 사 건을 국가의 체면과 질서 문제로 여겼으나, 일본측은 경제적 이익과 밀무역 등 경제적 이해관계에 주목하여 다루었다. 왜관은 이처럼 동일한 사건을 두 고도 서로 다른 관점이 충돌하는 공간이었다. 

저서를 구상할 때는 발표한 논고를 재검토하고 학문적 성과를 보완하여 부족했던 연구를 더 다듬고자 하였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그 뜻을 충분 히 이루지 못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이 학계에 누가 되지는 않을까 두렵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책이 학계에 작은 도움이 되기 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많은 분의 가르침과 큰 도움이 있었다. 먼저,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부족한 제자에게 많은 가르침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하우봉 선생님, 선배이자 선생님으로 학문과 삶의 큰 힘이 되어 주신 한문종, 홍성덕 두 선배님께도 한없는 감사를 드린다. 근대 와 전근대 여성의 경계선상에서 정체성의 혼란으로 헤맬 때면 학문을 지속 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북돋아 주셨으며 지금까지도 큰 버팀목이 되어 주신 분들이다. 또한 연구자로서 부족함을 느끼고 뒤로 발을 빼려 할 때마다 연구자의 길을 포기하지 않도록 늘 각성의 기회를 주신 손승철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 책도 손 선생님의 각별한 격려가 아니었다면 나올 수 없었다.   

한일관계를 주제로 공부를 시작한 이래 제일 잘한 점을 꼽으라면 한일관계사학회 회원으로 학회와 함께 한 것이다. 대학원 시절이었던 1992년, 한 일관계사학회 창립 멤버로 참여한 이래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일관계사학회 를 통해 많은 연구자를 만나 큰 학은을 입었다. 학문적 조언을 아끼지 않으 셨고, 연구방법론도 가르쳐 주셨다. 귀한 자료도 흔쾌히 제공해 주셨으며, 함께 일본 근세문서 등 관련 사료를 읽고 공부할 기회도 마련해 주셨다. 조 선 후기 한일관계사 전공 선생님들과 특히 이훈 정성일 김동철 선생님, 현명철 이상규 허지은 이승민 선생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그리고 공부하는 큰딸을 무조건 믿고 지지해 주신 부모님께도 감사드린 다. 특히 “엄마, 고맙습니다. 저에게 학문적 영광이 주어진다면 모두 엄마에 게 바칩니다”.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 남편 박원서와 주말에나 만날 수 있는 엄마때문에 많은 것을 스스로 해야 했던 어린 시절을 잘 지나온 두 딸, 찬진과 찬현에게도 무한한 사랑을 담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마지 막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교정을 비롯해 크고 작은 도움을 준 후배 유채연 선생님, 이 책의 출판을 맡아주신 한정희 사장님을 비롯한 경인문화사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2025년 10월 장 순 순 


차례


머리말


제1부 왜관의 성립과 전개 과정


제1장 조선 전기 조일 외교와 왜관의 성립

1. 머리말

2. 왜관의 기원과 성립

3. 조선 전기 왜관의 종류와 기능

4. 포소왜관의 단일화와 조일 외교의 특질

5. 맺음말


제2장 조선 후기 왜관의 성립과 왜관 정책의 변화

1. 머리말

2. 절영도왜관의 성립

3. 두모포왜관의 성립과 왜관 정책

4. 초량으로 왜관 이전과 왜관 정책의 변화

5. 맺음말


제3장 조선 후기 왜관 이전 교섭과 조일관계의 변화

1. 머리말

2. 임진왜란 직후 국교 재개와 왜관의 설치

3. 왜관의 이전을 둘러싼 조일 교섭 과정

4. 쓰시마의 왜관 이전 요구와 조선의 대응

5. 맺음말


제4장 초량왜관의 폐쇄와 일본 전관거류지화 과정

1. 머리말

2. 일본 메이지정부의 초량왜관 ‘접수’와 조선의 대응                              

3. 왜관의 일본 조계화

4. 맺음말


제2부 왜관, 교류와 갈등의 공간


제1장 조선 후기 왜관을 통한 일본산 담배・담뱃대의 유입과 문화적 수용

1. 머리말

2. 담배의 조선 전래와 보급

3. 일본산 담배와 담뱃대의 국내 유입과 유통

4. 일본산 담배・담뱃대와 조선의 생활문화

5. 맺음말


제2장 조선 후기 조일 역관의 기록과 왜관

1. 머리말

2. 조일 양국의 역관이 남긴 기록들

3. 조일 역관의 왜관 기록과 그 특징

4. 맺음말


제3장 조선 후기 왜관에서의 충돌과 조일 교섭의 양상                        

1. 머리말

2. 왜관에서 발생한 물리적 마찰에 대한 논의

3. 조일 양국인의 물리적 마찰 실태

4. 사건의 처리와 조일 교섭의 실제

5. 맺음말


제4장 조선 후기 왜관 통제와 교간 사건의 처리

1. 머리말

2. 1859년 왜관 내 교간 사건과 조일 양국의 대응 실태                           

3. 교간사건을 바라보는 조일 양국의 시선

4. 맺음말


참고문헌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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